술 마시고 집에 들어오는 날엔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는 것처럼
중간에 있는 편의점을 들러 주전부리를 꼭 구매하곤 한다
맥주로 입가심을 해야겠다며 피처를 들고선
안주거리를 눈 앞에 두고 혼자만의 진지한 고민을 한다
아내에게 혼날 걸 알면서도
아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로 결정을 했었다

CU에서 단독운영상품으로 나와있는 "쌀롱떡볶이"를 구매했다
가격은 4500원으로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쌀'을 이용하여 '롱(길게)'하게 만든 떡볶이라는 작명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글과 그림 설명에도 7cm길이의 떡이라고 나와있다

여느 떡볶이 제품들과 구성은 비슷하다
떡, 어묵 그리고 떡볶이 소스가 들어있다
특이한 점은 떡과 반대로 함께 들어있는 어묵은 진공포장 되어있다는 것이다

조리방법 역시 간단하다
내용물을 순서대로 넣고 약 두컵 정도되는 120ml온수를 용기 내 표시까지 채운다음
뚜껑을 덮은 뒤 전자레인지에 1분 조리하면 된다

조리하기 전에 그냥 찍어먹었던 소스가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떡이 길었다고 설명되어있긴 해도 가락국수 마냥 긴 것이 아니라
성인남자 기준 손가락 길이 정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온수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떡과 어묵은 익으나 소스가 채 섞이지 않은 부분은 뭉쳐져 있다
휘휘 저으면 금세 우리가 아는 떡볶이로 변모한다

편의점 떡볶이들을 가끔 사 먹는 사람으로써
언제나 그리고 매번 떡볶이 자체에 대해 실망한다
익지 않은 채 푸석푸석한 떡과
떡 자체에 국물이 배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호평하자면 일단 떡이 야들야들했다
국물도 나름 잘 배어들어간 느낌이었다

떡볶이를 입에 문 채 기대감이 올라간 탓인지 어묵은 다소 아쉬웠다
냉동고에서 꺼낸 어묵의 맛이 났다


생각보다 길지 않지만
생각보다 길었던 떡볶이 떡에 장점은 이러했다
하나씩 집어먹는 것이 아니라 집단으로 떡을 들어올리기에 용이했다

술에 어느정도 얻어맞은 상태에서 떡볶이를 먹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아내가 만두를 추가해 먹으라며 선심을 써줬다
식어가면서 국물이 자작해지니 만두 뿐만 아니라
김밥이나 떡볶이를 서포트 할만한 음식들도 어울렸을 것이다

빨간 떡볶이와 맥주의 조합은 언제나 사람을 미치게 만들지 않는가?
그렇게 기어코 맥주한잔을 하고 분식을 위장에 넣었다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지만
떡이 쫀득하게 익고 국물이 잘 배인다는 측면에서는 만족한 제품이다
아내를 위한답시고 떡볶이를 구매하여
내 배만 배불린 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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